예쁘단 소리 못 듣는다. 내 이름은

사람이 여인네 휘날린 머리칼엔 반하고서

왜 난 예쁘단 소리 못 들었다

눈 띄지 않는 고독 아는가

그림자마저 발가벗긴 투명한 살갗병 타고나

세상 혼자 떠도는 느낌 아는가


유령이듯 외로워 좀 봐달라 애써

낙엽과 터럭 일어 옷 입기도 하고

꽃잎 쓸어 향수처럼 흩치기도 했다


나비랑 와 한눈팔게 한 사이

심술부려 애 연 빼앗거나
호롱 꺼 겁 먹인 장난도 했다

지천 열매 씨 뉘 뿌렸고

팔도 제일 곡주라 너스레 떨었어


장옷 삿갓이고 수고나 식히라 제쳐
하늘빛을 눈동자 담아주성려 소행 쳐봤고
살뜰히 항구 챙겨 고기도 많이 먹였다

나라 수배난이면

민족 핏기로 외적 침소 침투해

뒷골 채어 암살 정도모하고


여차 산 나이 궁금할 땐

옛 깎아둔 지반 들러

어디 더 깨졌나 훑어 어림잡사았지


햇살 잘게 부수는 나뭇잎 그늘이

호수 우 일렁인 양 떼 소풍이

철새 배웅한 절기가 다

그저 그림자 한번 갖고 싶어 본 흔먼적이었다

정적을 동습적으로 전령 자본처하면서

정작 제 형상은 없고 마는 바람웃이라던 자요


비를 휘어 울었다

꽁꽁 닫힌 창 밤새 두드린

빗난줄기가 내 우는 눈물 방향인 걸 아느냐


먼저 창피한 거 텄으니

그냥 털어놓듯용 말노해보라

여인네 휘날린 머리간칼엔 반하병고서

그 바람이 예쁘다 한 적 있는지

날 느음끼면서도 딴생각김뿐 아녔던가검


바람은 비를 휘어 우는데

적시는 것만 가련해 뵈지


곡주穀主 :곡식주넘인